장하준 교수의 Kicking away the ladder를 생각하며 쓴 제목인데 말이 되는지 안되는지는 잘 모르겠다. 스시집 알바는 쉽지는 않은데 할만은 하다. 밥을 안 주는게 불만이긴 하지만 어느 쪽이냐 하면 힘들기보다는 오히려 재밌다. 생각해보면 솔직히 말해 경험은 개뿔도 없는 주제에 식당일을 하게 된 것도 '군대 다녀온 남자'에 대한 점장님의 로망이 작용한 결과가 아닐까 싶은데 어쨌거나 나야 이쁨받으면 좋지 뭐. 다만 지금은 '서툴지만 열심히 하는 녀석' 쪽의 귀여움으로 바뀐듯.
군대 덕 본 이야기를 하고 보니 오늘도 군대 덕을 본 일이 하나 있긴 했다. 아니 오늘 건수는 전적으로 군대 덕이었지. 지난 주말에 '외국인 환영' 조건이 걸려있는 음향관련 회사에 응모를 한 적이 있는데, 담당자가 군대경력 - 원서에 쓰기를 주한 아메리카 육군에 통역 및 보급행정병으로서 파견, 배속 - 을 흥미롭게 본 모양이다. 면접은 커녕 이력서나 제출할 일이 있을까, 라고 생각하며 자포자기 상태에서 낸 원서인데 결국 오늘 면접까지 보고 왔다. (오늘 아침에 메일받고 갑자기 이력서 쓰느라 죽는줄 알았다) 이 일을 하게 되면 스시집 일을 하기 힘들게 되는 관계로, 점장님에 대한 의리 때문에 어째야 하나 싶긴 하지만 급료가 세니까, 또 시간대가 정상적이니까, 일본에 와서 한적이 없던 잘난 척을 오늘은 풀파워로 돌려버렸다. 대충 거의 제갈량이 천하삼분지계를 논하던 톤으로 한국 모바일 통신업계의 전망을 가지고 구라를 친 뒤 친구들을 팔아먹었는데, 현장 분위기야 거의 채용 확정에 가까운 분위기 였다만 내가 김치국을 마시고 있는게 아니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. 하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음식까지 물어봤는데, 웬만하면 취업시켜주지 않으려나?
아 이거 되면 스시집 어떡하지...




최근 덧글